‘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흔한 슈퍼히어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담 대신, 과거 초능력을 가졌지만 이제는 평범해진 가족의 관계 회복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천우희와 장기용 주연의 이 작품은 ‘능력’을 잃은 인물들이 겪는 상실감과 가족 간의 치유를 조용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화려한 액션이 아닌, 감정의 회복과 연결이 중심이 되는 이 드라마는 초능력 장르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 수작입니다.
능력이 있어도, 문제는 여전히 가족
극 중 주인공 복귀주(장기용)는 과거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우울증과 정서적 탈진으로 그 능력을 잃고 살아갑니다. 그의 가족들도 각자 초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같은 집에 살고 있지만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상처와 후회 속에 갇혀 있습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이 가족이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조용하지만 뭉클하게 그립니다.
우리가 기다렸던 ‘안티 히어로’
복귀주는 기존의 K-드라마 남주들과는 다릅니다. 그는 매력적이지도, 자신감 넘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삶에 지친, 무기력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그를 더 현실적으로 만들고,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장기용은 이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과거엔 영웅이었지만 지금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조차 힘든 남자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의 여정은 능력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곁에 나타난 다해(천우희)는 요양보호사로 등장하지만, 이 가족의 상처를 꿰뚫어보고 서서히 치유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초능력은 곧 감정의 은유
이 드라마에서 초능력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감정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시간 여행은 후회, 독심술은 과잉 소통, 염력은 억눌린 분노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장치는 이야기를 단순한 SF가 아닌, 감정적 서사로 확장시킵니다. 능력을 잃는다는 것은 힘을 잃는 것이 아닌, 자아를 잃고 다시 회복하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초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인 감정에 접목한 이 구조는, 상처받은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자극합니다.
감정이 스며든 영상미와 분위기
비주얼적으로도 이 드라마는 잔잔하고 차분한 색감, 미니멀한 공간 활용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롱테이크, 부드러운 조명, 침묵이 강조된 연출은 감정을 더욱 깊게 전달합니다.
집안의 각 방과 공간, 인물 간의 눈빛 하나하나에 응어리진 감정과 가능성 있는 치유가 담겨 있습니다.
마무리: 히어로가 아닌, 가족을 구하는 이야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강함의 정의를 다시 묻습니다. 진정한 강함이란 감정을 회복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다시 손을 내미는 용기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드라마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아닌, 서로를 지키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화려함보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 감정에 집중한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여러분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보셨나요? 초능력이라는 설정이 감정 회복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느끼셨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